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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내 인생의 불꽃은? 위로가 되는 힐링 애니메이션, 소울

by 아낑이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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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은 2020년에 개봉한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어린아이들 보다는 삶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성인들이 관람대상으로 더 적합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늘 있기 때문에 <소울>을 처음 보았을 때는 격한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아니어서 다소 밋밋하다고 느꼈습니다. 대신 일상을 살아가는 삶 자체로도 가치 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어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 애니메이션입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주어 가슴이 따뜻해지는 위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 조 가드너가 자신의 꿈을 좇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모험에 빠지게 되는데, 늘 목표해 왔던 열망을 좇는 내 모습, 인생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차선책으로 일하는 직장에서의 내 모습,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친 내 모습을 주인공이 제3자의 입장에서 마주하게 되고, 이 모든 내 모습들이 비록 만족스럽지 못한 삶이라 느낄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고 그 안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자아성찰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소울> 줄거리

<소울>은 음악 선생님인 조 가드너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조는 자신의 꿈인 프로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렸을때 부터 꿈꿔왔던 인생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선생님으로 일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는 음악 클럽에서 피아니스트로서 연주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연주회 당일 뜻밖의 사고로 아직 태어나기 전의 세계인 '영혼들의 세계'로 빠져들어가게 됩니다. '영혼들의 세계' 속 어린 영혼들은 생전 위대한 업적을 이뤘었던 멘토들의 가르침으로 저마다의 관심사와 성격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삶의 불꽃'을 찾게 되면 '지구 통행증'이 생겨 지구에서 탄생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무수한 영혼들 무리에서 '영혼 22'는 태어나는 일에 관심도 없고 지구에 가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어쩌다 영혼 22의 멘토가 된 조 가드너는 지구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영혼 22를 대신해 지구통행증을 발급받아 지구로 돌아갈 계획을 세웁니다. 지구통행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영혼 22에게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의 불꽃을 찾아줘야 하는데... 과연 조 가드너는 영혼 22의 지구통행증을 받아서 지구로 돌아가 원하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아름답고 희망적인 '영혼세계'     

애니메이션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추상적인 세계나 생각을 구체화시켜서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울>에서도 막연하게 상상만 해왔던 영혼세계를 시각적으로 재미있게 표현하였습니다. <소울>에서 그려진 영혼 세계는 한 생명이 태어나기 전 영혼들이 모여있는 세계입니다. 이곳에서 영혼들은 각자의 성향을 형성하고 불꽃을 찾게 되면 지구에서 태어날 수 있게 됩니다. 영혼세계에는 영혼을 관리하는 관리자들도 존재하는데, 양자역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고차원의 존재들이여서 시각적으로 형상화될 수 없지만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형상화된 것이라고 말하며 등장하는 장면도 흥미로웠습니다.   

'태어나기 전 세계'의 반대편에는 사후세계인 '머나먼 저 세계'도 존재 하는데, 생을 마감하고 사후세계로 넘어가는 인원을 체크하고 결원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테리'라는 관리자가 주인공인 조 가드너를 찾아다니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테리의 역할이 흡사 저승사자 같았지만 영상에는 재미있게 표현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영혼22에게 그토록 찾아주고 싶었던 삶의 불꽃을 거창한 인생의 목표나 이루고 싶은 꿈으로 해석했었습니다. 하지만 불꽃을 찾는 과정 중 예쁜 하늘을 바라보고, 맛있는 것을 먹어보고, 떨어지는 낙엽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 자체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살아보려는 마음이 생기면서 '삶의 불꽃'을 피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행복은 삶의 목적을 찾고 무언가를 이뤄야지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소소하게 내 주위를 둘러보고 느끼며 그저 살아가는 것 자체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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