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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공포 애니메이션, 코렐라인:비밀의 문

by 아낑이 202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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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애니메이션

2009년에 개봉한 <코렐라인>은 미국작가 닐 게이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헨리 셀릭 감독의 판타지 장르 애니메이션으로 독특한 분위기와 잔잔한 음악으로 공포스러운 느낌을 잘 보여줍니다.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작은 문을 통해 넘나들며 용기와 우정 그리고 현실세계에 대한 소중함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코렐라인>은 시각적으로 섬뜩하고 징그러운 연출이 많아서 전체관람가이지만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무서울 수 있습니다. 오프닝에서 마치 가위손의 손처럼 보이는 뾰족한 바늘손이 주인공 코렐라인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어 창밖으로 보내는 장면부터 기괴하고 오묘한 느낌을 줍니다. 단순히 어린이 애니메이션으로 보기에는 숨겨진 의미들이 많아서 심오한 공포 애니메이션인 것 같습니다.

 

<코렐라인:비밀의 문>의 줄거리

엄마, 아빠와 함께 핑크 팰리스라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오게 된 11살 소녀 코렐라인은 항상 일 때문에 바쁜 부모님에게 서운해하며 혼자 집 주변을 떠돌아다닙니다. 심심한 코렐라인은 집 근처에서 우물을 찾으러 다니다 삐쩍 마른 검은 고양이와 와이비라는 이웃집 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괴짜느낌이 강한 와이비가 귀찮게 느껴질 무렵 와이비를 부르는 할머니의 소리에 각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으로 돌아온 코렐라인은 문 앞에 와이비가 보내준 자기랑 똑같이 생긴 인형을 보고 기이함을 느낍니다. 여전히 무료한 코렐라인은 인형을 데리고 혼자 새 집을 살펴보던 중 평행세계로 이어지는 작은 문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이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작은 문 너머 다른 세계에는 현실세계와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이 생긴 부모님이 코렐라인을 반겨줍니다. 다른 세계의 부모님은 눈이 단추로 되었다는 게 다르기는 하지만 코렐라인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아붓고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줍니다. 코렐라인은 원하는 대로 들어주는 다른 세계에 점점 매료되어 들락거리게 되고 어느 날 다른 세계의 엄마가 단추를 선물로 줍니다. 이 세계에서 계속 살고 싶다면 눈에 단추를 달아야 한다는 말에 두려움을 느낀 코렐라인은 서둘러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 하지만, 다른 세계의 엄마는 본색을 드러내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합니다. 무시무시한 의도가 숨겨있었던 가짜 엄마를 피해 코렐라인은 현실세계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숨겨진 의미를 찾아서

내용은 동화스러운 가족영화지만 음산한 연출과 오싹한 분위기의 영상들이 뇌리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습니다. 해피엔딩이지만 해피엔딩이 아닌것 같은 오묘한 분위기도 영화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와이비라는 이름이 왜 태어났니라는 의미를 가진 Why Bone이의 약자라는 것도 기이하고 와이비의 할머니가 코렐라인이 이사 온 핑크 팰리스의 집주인으로 이전에는 아이 가진 집은 세입자로 받지 않았었던 것도 기이합니다. 또 와이비가 할머니의 트렁크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보내준 코렐라인과 똑같이 생긴 인형도 기묘합니다. 와이비의 할머니에게는 어렸을 때 마녀에게 잡혀가 실종된 여동생이 있었는데, 아마도 할머니는 다른 세계의 가짜엄마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다른 아이들도 여동생처럼 실종이 될까 봐 아이 있는 세입자를 받지 않았지만 지금은 태어난 순간부터 걱정이 되었던 와이비를 지키기 위해서 일부러 아이가 있는 세입자를 들인 게 아닐까 추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집안으로 데리고 온 코렐라인 판박이 인형은 꼭 코렐라인을 지켜보는 것처럼 어느순간 가까이 자리해 있고 결국 작은 문을 발견하게끔 유인하는 것 같습니다. 인형이 직접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꼭 일부러 누군가 코렐라인 주변으로 인형을 가져다주는 것 같습니다.

인형의 단추를 통해 현실세계를 들여다 보고 자신의 세계로 유인한 뒤 영혼을 빼앗아 연명해가는 가짜엄마, 호기심이 많아 위험에 빠지지만 용기 있는 모습으로 위기를 잘 극복하는 코렐라인, 대화가 잘 안 되는 듯한 괴짜 같지만 위험한 상황에서 코렐라인을 도와주고 지지해 주는 친구 와이비, 현실세계와 다른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일어날 일들의 힌트를 툭툭 던져주는 검은 고양이까지 재미있는 설정과 매력적인 영상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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