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이야기
알렉상드르 헤보얀, 브누아 필리퐁 감독이 제작한 프랑스 애니메이션으로 '해와 달'을 소재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2015년 9월 개봉하였지만 한국에서는 2021년 2월 상영되었습니다.
태양과 달을 지키는 요정들이 사는 세계에는 태양의 수호신과 달의 수호신이 낮과 밤을 관장하며 빛을 지키고 있습니다. 노쇠해진 수호신들을 대신해 젊은 새 수호신을 선출하던 날, 새로운 태양의 수호신은 예상대로 '소혼'이 뽑혔지만 새로운 달의 수호신은 모두가 예상했던 '리윤' 대신 수호신이 될 거라는 생각조차 못했던 '뮨'이 뽑히게 됩니다. 그동안 제 역할을 잘 마친 수호신들은 새 수호신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삶을 마감합니다. 한편, 지하세계에 숨어 지내던 '네크로스'는 수호신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해 있을 '리윤'을 부추겨서 음모를 꾸밉니다.
연약해 보이는 '뮨'이 자신과 같은 수호신이라는 사실이 탐탁지 않았던 '소혼'은 '리윤'의 꼬드김에 넘어가 태양을 수호하는 일을 소홀히 하게 되고, 그 틈을 타 네크로스의 일당들은 태양을 훔쳐 달아나고 빛의 세계는 어둠으로 뒤덮이게 됩니다.
양초소녀 글림
'뮨'이 탐탁지 않은 새로운 태양의 수호신 '소혼'
새로운 달의 수호신이 되지 못해 분한 '리윤'
유약해 보이지만 진심을 다 할 줄 아는 '뮨'
태양을 가져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 '네크로스'
이 캐릭터들 사이에는 중립을 지켜주는 양초소녀 글림이 있습니다. 어쩌면 뻔할 수 있는 '해와 달'의 대립이야기에 양초소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균형을 만들어 줍니다. 양초로 만들어진 글림은 태양의 마을에서는 녹아내리고 달의 마을에서는 얼어붙기 때문에 집에 머물거나 그늘을 따라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호기심이 많은 글림은 이 세계에 닥친 위기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뮨' 그리고 '소혼'과 함께 태양을 찾아 지하세계로 들어갑니다.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녹아내리는 '글림'은 친구들과 태양을 되찾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요?
신비로운 영상미
「뮨: 달의 요정」은 영상과 색감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캐릭터 모습도 그동안 만나왔던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입니다. 달의 수호신인 '뮨'은 기이할 정도로 삐쩍 마르고 길쭉하지만 신화스러운 동물 같으며, 태양의 수호신인 '소혼'은 여성들의 환호를 한껏 받는 근육질의 몸이 마치 바위로 만들어진 것 같고,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머리카락을 가진 '글림'은 양초의 촛농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특히 뜨거운 태양 앞에서 녹아내린 '글림'을 '뮨'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빚는 장면은 양초의 특성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어둠 속의 달빛을 신비롭게 잘 표현한 영상미와 동화 같은 판타지 세계를 다룬 소재가 좋았던 애니메이션입니다. 3D 애니메이션이지만 결말 부분에는 2D 애니메이션도 섞어 스토리를 보여줘서 더 신선했습니다. 연약해 보이는 주인공이 순수함으로 세상을 구해내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서로 힘을 합쳐야 비로소 악당을 물리칠 수 있고 악당도 결국에는 선하게 돌아오는 구조의 이야기이지만 독특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영상미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씩은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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