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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by 아낑이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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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속에 잠들어 있던 갓파

갓파는 일본 민담에 나오는 전설상의 동물입니다. 체격은 4,5세의 아이와 같으며 입은 뾰족하고 몸통은 비늘로 덮여있습니다. 정수리는 오목하여 물이 고여있는데, 정수리에 고여있는 물이 말라버리면 갓파는 힘을 잃거나 죽는다고 합니다. 오이를 특히 좋아하며 물가를 지나가거나 헤엄치고 있는 사람을 물속으로 끌어들여, 물에 빠지게 하는 장난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옛날 시대에는 무더운 여름에 물장난을 치며 노는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방지하고자 '갓파'의 이미지를 '무서운 요괴'로 부각해서 이야기를 전했다고 합니다. 2008년 개봉한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에서 '갓파'의 이미지는 순수하고 귀여우며 '대자연의 일부'로 그려졌습니다. 에도 시대, 자연 속에 어우러져 살고 있던 갓파가 화석이 된 채 인간에게 발견되어 현대시대에 다시 깨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인간과 친구가 되는 과정

'코이치'라는 도시소년에게 발견되어 부활한 갓파는 가끔 "쿠우~"하고 내는 소리 때문에 '쿠'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쿠'는 과거시대에 자신의 아버지가 인간에게 살해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였고 여전히 기억하고 있기에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반면, '코이치'와 그의 가족들은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갓파를 마주하게 되자 신기해하며 잘 보살펴 줍니다. '코이치'는 갓파 무리들과 살았던 자연에서의 삶을 그리워하는 '쿠'를 위해 갓파가 살았었다는 지역을 찾아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서로의 우정을 쌓아가며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지내보지만 갓파가 존재한다는 소문은 어느새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코이치'의 가족을 위해 '쿠'는 방송출연까지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마주하게 된 건 아버지를 죽인 인간의 후손이 물려받았다며 가져온 아버지의 팔이였습니다. 두려움과 슬픔에 빠진 '쿠'는 방송국을 도망치듯 빠져나오고 옛날 자신이 살았던 자연환경은 찾을 수 없고 딱딱하고 차가운 건축물들만 가득하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여운이 남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며 우리는 늘 인간의 기준에서, 우리의 입장에서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코이치'에게는 갓파라는 전설의 동물을 만난 것이 한여름의 기적 같은 신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반면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바뀌어버린 도시 속 인간의 집에서 깨어난 것이 '쿠'에게는 날벼락같은 두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개발을 이유로 삶의 터전을 잃고 살해를 당한 쿠의 아버지, 갓파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따돌리는 아이들, 갓파를 지켜주려다 죽은 개의 죽음을 슬퍼하기보다 갓파를 찍기 위해 핸드폰을 드는 사람들... 영화 속에 비친 인간의 이기심들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순수함들이 내몰리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한 번 인간의 욕심 때문에 위험에 처할 뻔했지만 '쿠'는 "나를 찾아낸 것이 너희들 이어서 다행이야."라는 말로 코이치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처음에는 인간에게 경계심을 가졌던 '쿠'가 마지막에 "아빠, 미안해요. 나 인간 친구가 생겼어요."라고 혼잣말하며 인간을 용서합니다.

 

우리 또한 자연에 기대어 사는 건데 자연이 우리 것인 것처럼 공존하지 못하는 장면들에 눈물이 머금어지고 여운이 남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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